한가지 일에 헌신하는 것의 중요성 (The Importance of devoting to one thing)

최근들어 확실히 깨달은 사실은 한 분야에 매진하여 특출난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인생의 반경이 깊게 넓어지고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관심사가 가지를 치며 나아가듯 넓어진다는 것이다. 진심으로 다양한 것들을 즐기고 삶의 반경을 넓히기 위해서는, 먼저 한가지 일에 헌신을 하고 그 분야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이런 조언을 누군가가 해주었더라면, 혹은 내가 그런 조언을 듣고 행동했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삶의 반경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다양한 것들에 관심이 많았고, 또한 잘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던 나는 10대와 20대를 살아오면서 다양한 것들에 도전을 했었고 그 결과로 다양한 것들을 할 줄 알고 관심사도 넓어졌다. 그런 와중에도 내 분야는 무엇일까라는 고민은 항상 하고 있었고, 그 고민의 결과로 20대 후반 직업에 있어서는 민간 항공기 조종사라는 내 성향과 적성에 잘 맞는 분야를 찾아냈다. 

 

그런 와중에 항공사 조종사훈련 수료와 함께 코로나를 맞게 되었고 30대를 맞이함과 동시에 인생의 방향에서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지금도 그 풍파 한 가운데에서 돗단배 위에 올라타서 항해를 하고 있다. 업계를 옮기고 싶은 마음이 이따금씩 크게 생기지만, 이제는 안다. 나는 이 항공업계에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적어도 조종사라는 직업이 정말 요원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정말 만약에 조종사가 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항공업계에서 내 살길을 찾아보아야 한다. 만약 업계를 옮기고 싶다면, 그 옮길 분야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이상의 가치와 재미, 그리고 복잡함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고 그에 수반되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해야 옮길 수가 있다. 

 

코로나가 터지고 900일이 지났다. 그 뜻은 내가 900일을 버티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티게 될지는 모르지만, 중심을 잡고 한 발 한 발 나아가자. 

 

이 애기는 직업을 예로 들었지만 비단 직업 뿐만 아니라, 학문, 운동, 외국어, 취미, 악기, 봉사활동, 사회활동 등 전 분야에 걸쳐서 해당되는 얘기이다. 운동하면 나의 주된 운동이 있어야하고, 외국어하면 주된 외국어, 악기하면 주된 악기가 있어야 한다.  물론 성향상 여러가지를 그냥 적당히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나를 대표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해당되는 영역에 있어야지 이 다양한 세상속에서 나를 잃지 않고 정의할 수 있게 되고, 진정으로 다양성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폴리매스라는 단어가 부각되기 시작한 이 사회에서진정한 폴리매스가 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먼저 한가지를 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