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와 외국어의 상호작용
과연 다중언어를 하나의 언어처럼 구사하는게 가능할까?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내 경험으로 비추어 보았을때는 크게 두가지 요소가 작용한다.
첫번째로는 생물학적 요소이고 두번재는 환경적 요소이다. 생물학적 요소는 언어자체의 유전자와 감각이 발달된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두번째는 환경적 요소인데, 환경적 요소란 언어를 사용하는 환경과 본인이 모국어와 외국어를 잘 하고 싶어하는 동기를 갖는 것이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물학적 요소는 다 가지고 있는것을 감안하였을 때, 환경적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나는 만 16살까지 한국어만을 사용하였다. 내 뇌는 이미 한국어라는 언어 신경세포가 꽉 자리를 잡았었고 모든 생각 또한 한국어로 하였다. 외국어를 처리하는 신경세포는 모국어를 담당하는 영역 인근부근에 자리를 트고 정보를 교신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게 된다. 보통 이런 성인이 외국어를 배울 때는 외국어를 담당하는 뇌 영역은 모국어를 처리하는 영역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외국어가 유창해 진다는것은 두 영역 사이에 정보를 교류하는 통로가 넓게 확장이되고 교신이 원할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처음 영어를 배울 때 나는 한국어에 많이 기대였다. 하지만 영어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나고 그 통로가 점점 더 넓혀짐에 따라 한국어와 영어 사이에 원할한 교류가 가능할 정도가 되니 생각패턴도 영어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통로는 이제 평생을 들여서 보수되는 작업을 거친다. 제 2, 제 3 외국어를 배울 때에도 똑같다. 만 21살때 중국어를 배울 때는, 한국어와 영어에 동시에 의존을 하였다. 한국어의 영역에서 도움을 받으며 교류하는 부분도 있었고 영어의 영역에서 도움을 받으며 교류하는 부분도 있었고, 지금은 독자적으로 중국어 영역이 구축되었다. 그리고 그 보수공사는 계속 될 것이다. 지금은 스페인어와 인도네시아어를 동시에 배우고 있는데 참 재밌는 현상이 있다. 이 둘은 경쟁과 상호보완적인 현상을 동시에 겪는다. 하나의 개념을 생각하면 이게 스페인어였나 인도네시아였나 생각하게 되고, 이러한 '헷갈림'현상을 겪고 처리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자고 일어나면 알게 모르게 정리가 되어있다. 지금은 스페인어의 통로가 더 크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어는 상대적으로 스페인어에 기대게 되는데, 둘이 어떻게 상호보완적 과정을 거칠지는 나도 모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모국어가 중추신경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본진이 가장 커야지, 나머지 멀티들도 잘 자랄 수 있다. 이도저도 아니게 멀티만 해놓으면 할 수 있는게 없다.
정리를 하면, 외국어를 유창하게 한다는 것은 언어 사이의 정보를 교신하는 통로가 넓혀지고 더욱 더 탄탄히 매듭이 지어진다는 것이고, 독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자라는 것인다. 혓바닥에 버터발은 발음으로 몇마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어의 언어구조를 기반으로 '생각능력' 인 언어처리능력 자체가 성장하는 것 것이다. 발음은 플러스 알파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문자로 정확하게 옮기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종합적인 토대위에서 외국어라는 언어구조와 재료를 가지고 옮기는 작업을 잘하게 되는 것 같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엄청난 재미고 기쁨이고 흥분되는 일이다. 다른 민족의 사람들과 아무런 문화적 공통점도 없는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이자 아주 고무적인 경험이다.